2023년 회고

되게 바빴지만, 동시에 여유로웠던 한해였다.

작년이나 재작년처럼 열심히 개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달리기 보다 다른 업무나 일을 보기위해 바빴던 것 같다.

상반기

토스에서 일해보았다. Interaction Team에 UX Engineer Assistant로 6개월 근무를 하였는데, 정말 많은 경험을 해보며 재미있었던 기간이였다. 단순히 React만 적당히 끄적일 수 있고, 딱 컴퓨터 전공자만큼의 지식을 알고있던 무지한 상태에서 나름 실무적인 경험을 해보며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나의 기술을 통해 돈을 보넌 행위를 함에 부담도 많이 됐다. 내가 돈을 받고 일을 하는데, 나 때문에 일을 못하거나 병목이 생기는 상황이 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때문에 입사 초반에는 걱정이 많았다. 검토를 정말 많이 하고, 항상 슬랙을 보는 버릇이 생겼던 것 같은데, 당연히 그렇듯 입사하고 시간이 지나니 점차 괜찮아졌다 ㅎㅎ

토스에 입사하고, 당연히 기술적으로 프론트엔드 Toss Design System등을 유지보수 및 토스 사내 Animation Library인 Rally도 어깨너머로 배우며 많이 성장했다 생각한다. 특히, Web에서의 Animation은 정말 제대로 다뤄본 경험이 없었는데, Interaction Team에 들어가며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정말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Web에서의 Interaction, CSS가 아닌 Interaction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였어서 더 값진 경험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기술적으로 말고도 Framer등 디자이너 툴도 제대로 사용해보며 어떤식으로 디자이너와 일을 하는지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는데, 많은 미팅에 들어가며 스타트업에 대한 프로세스를 배울 수 있는게 좋았다.

이러한 프로세스들을 직접 몸으로 느껴보며, 애자일함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검증에 최소한의 비용을 사용하며 테스트를 진행하는것이 제일 신기했다. 이론으로만 배웠던 빠른 실패란 어떤것인지 실제로 보고 겪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져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다. 또한, 배경뿐만이 아니라 프론트엔드의 전반적으로 테스트나 배포등에 있어 시스템이 정말 잘 갖추어져 있어 정말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 져 있는것 또한 좋았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토스팀은 Silo나 스쿼드로 팀을 구성해서 같이 프로젝트를 하는걸로 유명하지만, Design Platform Team에 소속되어 서비스나 사일로를 경험해보지 못한것이 조금 안타깝다. 그리고,이런 개발 친화적이고 빠른 기업도 좋지만, 대기업은 어떤식으로 동작하는지도 궁금해져 대기업도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좀 커져갔던 것 같다.

한가지 또 생각나는건, IT기업의 복지가 정말 잘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 사일로가 존재해서 매일매일 정말 좋은 퀄리티의 커피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것, 혹은 1인1법카를 활용하여 정말 밥을 고민없이 먹을 수 있는점, 사내 편의점이 존재하여 과자 혹은 음료수를 원할 때 막 먹을 수 있는점 등 IT의 복지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보통 유연 근무제라고 하면 코어타임이 10-15등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토스같은 경우 아예 자율근무를 지향하기에, 완전 재택으로 일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정도로 정말 유연했다.

사내 바리스타분이 매일 내려주는 오늘의 커피의 바리에이션 내일의 커피

토스에 있었던 경험은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나 성장빼고도 정말 값진 경험이라 생각한다. 정말 좋은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내 실력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내가 어디가 부족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여 더 좋았다.

하반기

앞서 토스를 퇴사하고, 많은 고민을 했다. 개발, 특히 프론트엔드를 하며 항상 재미있었고, 성장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막상 일을 하며 돈을 버는 행위를 하다보니 내가 정말 이걸 평생 할 수 있을까? 란 고민을 하게 됐다. 아직 백엔드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다양한 직군 혹은 분야를 해보지도 않았는데, 앞으로의 커리어를 이렇게 이어가는게 맞을까? 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정리를 할 겸 친구와 제주도 종주를 기획하고 떠났다.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힘든 종주길에 생각은 커녕 몸만 지치고 돌아왔다. 하지만 정말 친구와 처음 떠난 긴 여행에 정말 재미있었고 퇴사 후 노트북 혹은 컴퓨터 자체를 보지 않고 일주일 넘게 있던 경험자체에 힐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학교 4-2를 마무리하며, 취준을 제대로 시작하였다.

사실 나는 4-2 복학을 하기가 싫었다. 빠르게, 취업을 해서 취업계를 내고 졸업을 하고 싶었지만,, 학교의 이상한 시스템 때문에 취준은 취준대로 하며 학교는 학교대로 다녀야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사실은 원래 2023 상반기도 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학교시스템상 취업계가 되지 않아 억지로 휴학 후 계약직을 했다.

나는 이번 학기에는 취준과 학교생활을 병행하기 위해 정말 최소한의 학점인 11학점만 들었다. 3학년에 전과를 하여, 타 4학년들과 비교하였을 때 꽤나 많은 학점을 들었지만, 사실 그렇게 바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가 끝남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고, 대면의 비중이 높아 일주일 중 4일이나 학교를 가게 되어 조금 이동시간이 많아서 체감상 바빴다. 그리고 막상 학교 공부를 하려고 해도, 내일 면접, 그 다음날 코딩 테스트, 그 다음날 자소서 등 취준관련하여 신경을 써야되는게 많아 제대로 집중하기 쉽지가 않았다. 이번에는 서류만 한 30개 가까이 제출했던 것 같고, 최종은 4개정도 붙었다. 물론, 처음에 한 기업을 붙고나서 면접이나 다음 채용과정을 많이 취소해서 더 붙었을 수 도 있긴하다. 결국, 채용 취소를 죄송하게도 두번이나 하게 되었다.

취준에 대하여 고찰을 해보자면, 내가 너무 만만하게 봤던것 같다. 다들 이번에 채용시장이 불바다라고 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서류가 떨어질 때 마다 나름 충격의 연속이였다. 나름 2년간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탈락 메일을 받는건 아무리 받아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 실수를 하게 되는데, 처음에 서류의 탈락들을 보고 너무 겁을 먹어, 스타트업과 중소/중견을 가리지 않고 막 쓰기 시작했다. 그래서 정말 붙었을 때 갈 회사들만 작성을 했어야 됐는데, 면접도 경험이지 뭐~ 라는 생각에, 정말 많이 작성하는 바람에 면접과 코딩테스트 등을 수습하느라 하나에 대해서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시간도 없고 그랬다. 그리고 인적성이나 NCS등을 한번도 공부해본 적이 없는데,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다가 여기서 정말 많이 떨어졌다.. 아쉽아쉽..

그리고 취준을 하면서 정말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대기업 같은 경우 지원을 하면서, 내가 쌓아오던 커리어(프론트엔드)가 아닌 크게 IT 직무로 많이 뽑았는데, 만약 이런곳 가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도메인에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정말 행복할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처음 전과를 한 이유가 개발과 컴퓨터가 재미있어서 였는데, 결국에는 내가 좋아하는걸 못하게 될까봐 두렵기도 했다. 물론 대기업 혹은 금융권을 가면 돈도 좋고 워라밸도 챙길 수 있겠지만, 어떤 내가 더 삶에 만족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계속 생겨났다. 물론 운이 좋게도, 나름 IT대기업에 내가 원하는 직무에 합격을 하게 되어 여기서 경험을 더 해보기로 결정하게 되었지만, 아마 평생을 고민하며 살게 될 것 같다.

취준기간 동안, 시간이 남아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은 적이 있다. 여기서, 요새 사람들은 남의 시선과 인식에 대해 겁을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어쩌면 내가 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했던 이유도,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싶어서 였을까?

내 방을 지켜주는 숲의 요정들

회고

뭔가 개발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시간이 아깝고 버려지는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마 재작년에 개발을 시작하며 늦었다는 생각이 들며, 계속 개발적으로 성과를 내야하고 공부를 해야한다는 강박이 나도모르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전공 지식, 실무 면접, 코딩테스트는 열심히 하였지만 대기업 회사의 NCS 혹은 인적성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소홀했던 것 같다.

또한, 예전에는 교양 공부가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이번 학기에는 그 시간에 면접 준비를 더 하거나 자소서를 쓰는것에 더 집중한다는 생각에(그렇다고 제대로 한것도 아니다),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공부를 할 때도 재미가 없었던 것 같다.

이제는 나름 대기업에 들어가, 정규직 직원으로서 나의 직무가 명확하기에 앞서 말했던 성장에 대한 갈망이나 강박을 조금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제는 내가 무엇 때문에 전과를 하였는지, 나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었는지 초심으로 돌아가 여러 공부와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짧온 메모

다소 건방진 이야기일 수 도 있지만, 다들 취업이 힘들다 하는것은 내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지 못해 계속 도전하고 불합격에 좌절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원하는 회사가 정말 본인이 원하는 회사인지 혹은 사회적으로 형성된 좋은 회사인지 모두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단순히 모두가 우아 소리가 나오는 회사를 갔다고 해서 내가 행복할지, 혹은 그곳에 꿈이 있어 나의 비전과 미래를 이룰 수 있는 곳이기에 가고 싶은지.. 나 또한 평생 고민할 숙제라고 생각한다.